지도를 중심으로 살펴 본 고구려 영토
김 용 만
(우리역사문화연구소 소장)
1. 역사이해와 지도.
2. 고구려 역사 전개와 영토의 변화
3. 고구려 영토의 몇 가지 문제
4. 고구려 영토 지도 어떻게 이해할까
1. 역사 이해와 지도
『신당서(新唐書)』〈양관(楊綰)〉전에는 양관이 출세하기 전 홀로 공부를 하면서 좌우에 지도와 역사서를 놓고 공부했다(左右圖史)는 말이 있다. 이 말에서 유래된 좌도우사(左圖右史)는 역사를 공부할 때에 인간의 삶의 궤적을 시간은 물론 공간적인 이해도 함께해야 한다는 의미로 사용되어 왔다.
역사는 인간이 시간과 공간을 지나면서 겪었던 이야기다. 어떠한 공간에서 활동했는지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인간의 행동을 제대로 이해할 수가 없을 것이다. 인간의 활동으로 인해 지역의 변화가 촉구되기도 하지만, 지리적 조건과 그 변화에 의해 인간의 삶은 큰 영향을 받는다. 때문에 역사를 이해함에 있어서 지리적 인식을 함께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현행 초중고의 역사교육은 역사 교과서와 함께 사회과부도를 공부하도록 하고 있고, 교과서에도 상당량의 지도가 삽입되어 역사 이해를 돕고 있다.
글보다 그림이 사람들의 이해를 돕는데 보다 효과적인 매체이기 때문에 잘 그려진 지도 한 장은 한편의 논문 이상으로 더 강한 메시지를 사람들에게 던져 줄 수 있다. 특히 현대는 이미지와 감성의 시대다. 영상매체와 접한 빈도가 높은 젊은 세대일수록 두툼한 분량의 책을 독서하기 보다는 사진과 그림이 많이 삽입되어 읽을 량은 적지만 분명한 메시지를 던져주는 책을 선호한다.
따라서 근래에 출간된 역사 서적들도 과거에 비해서는 지도를 비롯한 시각 자료를 더 많이 삽입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역사 연구자들에게 지도 한 장을 그리는 것은 매우 고된 작업이다. 지명 고찰의 어려움이 덜한 조선시대 보다 상대적으로 지명 고증이 덜된 고대사 분야는 더욱 그렇다. 고대 국가의 영토는 지금처럼 국경선이 철책으로 딱히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다. 잦은 전쟁, 불철저한 지역 지배, 인구의 이동 등으로 국경의 변화가 매우 잦았다. 따라서 시점에 따라 영역의 표시는 큰 차이가 날 수도 있다.
현행 국사교과서는 고구려의 최대 영토를 남쪽은 남양만에서 포항을 잇는 선까지 서쪽은 요하 주변, 북쪽은 송화강 이남, 서쪽은 흑룡강성 일대의 대부분을 제외시킨 지역만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이 지도는 과거 일제시기의 식민사학자들의 연구결과에서 크게 벗어난 것은 아니다. 새롭게 지도를 그려내는 것에 부담을 가진 연구자들이 다시 지도를 그려내는 것에 소홀했기 때문에 한번 그려진 지도는 그간의 새로운 연구 성과들과는 상관없이 계속해서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셈이다.
북한 손영종의 『고구려사2』는 길림성, 흑룡강성 전역과 요서북부, 그리고 연해주와 흑룡강 이북의 넓은 시베리아까지를 고구려 영토로 그리고 있다. 또한 윤내현의 『열국사연구』는 고구려의 영토를 오늘날의 동북3성과 내몽고 동부 일대를 다 포함한 거대한 영역으로 그렸다. 이러한 지도는 고구려사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을 갖는 독자들의 요구에 맞는다. 따라서 이것이 고구려 영토를 제대로 표현한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도 있다.
너무 다르게 그려진 지도는 독자들의 역사 이해에 혼동을 초래하게 만든다. 한편에서는 고구려를 과장되게 이해하고, 또 다른 한편에서는 고구려의 역사 자체가 과장된 것이라고 폄하하기도 한다.
고구려의 영토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먼저 고구려 역사 변천에 따른 영토의 변화를 살펴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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