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치운 2013. 10. 22. 12:09

◑ 갑골문자

현재 알려져 있는 가장 오래된 한자는 실제 그 존재가 확인되고 있는 가장 오래된 왕조인 은나라 말기(BC1300-BC1000)에 사용된 갑골문자이다.  은나라는 종교적인 색채가 짙은 정치 형태를 취하였는데 전쟁과 농업 생산, 사냥등 국가의 중요 사항은 물론 왕족의 출산, 질병, 바람, 구름 등의 자연 현상, 일기 예측에 이르기 까지 모든 행위와 현상에 대해 점(占)을 쳐서 신의 뜻을 물었다.  즉 일상의 전반적인 것을 점을 쳐서 얻은 결과에 의지하여 이를 거북의 등딱지나 뼈에 기록했는 데 이 때 사용된 문자를 갑골문자라고 한다

  <갑골문자의 발견과 연구과정>
  청나라 말기 1899년 국자감 제주(國子監 祭酒: 국립 대학 총장격)였던 왕의영(王懿榮)이 말라리아를 오래 앓았는데 이를 치료하기 위해 용골(龍骨)이라 부르는 땅 속에서 파낸 어떤 오래 된 동물의 뼈를 샀다.   왕의영이 이 뼈를 보다가 표면에 글자 같은 것이 새겨진 것을 보고 더 많은 용골을 사들여 고대 문자에 조예가 깊은 유악(劉顎)과 검토하여 이것이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고대 문자임을 밝혀 냈다.
후에 나진옥(羅振玉)이 이를 대규모로 수집, 탁봉하였고, 왕국유(王國維)와 동작빈(董作賓)이라는 학자는 갑골문 자체에 대한 연구에 몰두, 문자를 해독하고 갑골문의 역사학적 가치를 입증하였다.
중화인민 공화국 수립 후 곽말약(郭末若 1892-1978)이 주도한 중국 과학원은 그 당시까지 연구된 갑골과 그 성과들을 <갑골 문합집(甲骨 文合集)>이라는 책으로 편찬하였다.

  <갑골문자의 해독과 그 이후>
  
갑골문자는 지금부터 3천년 전 이상의 시대에 쓰인 문자인데 발견 뒤 겨우 몇 십년의 연구 성과로 후대에 알려지지 않은 인명이나, 지명 등의 고유명사를 제외하고 거의 해독되었다.  이는 세계 고대 문자 해독의 역사에서 보면 경이적인 발전이다.  갑골문자가 이렇게 짧은 시간에 해독될 수 있었던 것은 기존의 축적된 문자학적 연구 성과와 왕국유나 동작빈 등 훌륭한 학자가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진지하게 연구하여 성과를 거두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큰 이유는 한자가 수 천년의 긴 세월동안 끊임없이 사용되었고 글자와 언어 체계를 바꾸지 않았기 때문이다.